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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5 투자이민

극심한 인력난 미국투자이민으로 해결할까?

'바이든플레이션'이라는 시사용어가 있다.

 

민주당의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부양책으로 인해 발생하는 물가 급등을 뜻하는 단어다.

지난해부터 미국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세력이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호되게 비판할 때 어김없이 등장한다.

 

 

코로나 사태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생겼다.

사실 미국 물가는 40년 만의 최고치였다. 현재 미국은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려 올해로 설립된지 108년 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두번째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에 물가급등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엎친데 겹쳐서 미국 전역이 노동인력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바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불어닥친 인력난에 트럭운전자와 항구 인력 부족으로 물류대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주정부는 물류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물류정상화 시기는 빨라야 하반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예전에 견주어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 주던 팁이 2배 이상 올랐어도 서비스 직에 종사했던 사람들은 일터로 돌아올 생각이 없다고 한다. 팬데믹 이전에 보통 외식을 할 때 식당에서 10~15%의 팁을 줬었다면 현재는 20~25%의 팁이 적정 수준이 되었다. 미국을 포함한 지구촌을 전방위적으로 공습하는 '오미크론 바이러스' 못지않게 인력난의 파장이 갈수록 심해져가고 있다.

이런 움직임 때문인지 미국에서는 항구와 트럭운전 인력, 식당의 서비스 인력을 충원하는 해법으로 이민자들을 적극 받아들이자는 의견들이 지난해 말부터 급속도로 물밑에서 고객를 들고 있다고 한다.

 

"더 많이 뽑았는데 못지 않게 많이 나갔다." 지난해 미국의 노동시장을 단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지난 1일 미국 연방 노동부는 지난해 새로운 일자리에 취업한 직장인은 모두 7530만명인데 견주어 기존 직장을 그만 둔 퇴직자는 689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중 직장을 스스로 그만두는 소위 자발적 퇴직자 수는 4740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인력난과 더불어 미국 경제에 닥친 공급망 췌손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고 상춤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산업 현장의 분석기관인 '무디스 애널리틱스(Moody’s Analytics)'는 공급망 문제가 더욱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점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미국 경제가 되살아나면서 수입품 소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외식, 여행, 레저에 대한 소비가 억제된 미국인들이 온라인 쇼핑을 더 즐기면서 물류시스템에 과부하가 생긴 것이다. 수입물품이 항구에 도착해도 제때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등 공급망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태평양상선협회(PMSA)'에 따르면 지난해 1월에서 8월 사이 LA항과 롱비치항을 통해 수입된 화물량은 약 689만TRU. 2019년 대비 23%, 2020년 대비 약 30%가 증가한 수치이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을 일시적으로 그만 뒀던 해운이나 하역 분야 근로자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운송을 기다리는 화물이 산처럼 쌓이는 ‘컨테이너겟돈(컨테이너와 인류 최후의 전쟁이란 뜻의 아마겟돈을 합친 단어)’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서부해안의 '부두노동조합ILWU(International Longshore and Warehouse Union)'에는 약 1만5000명이 소속돼 있는데, 코로나사태로 아직도 많은 노동자가 복귀하지 않아 골치가 아프다고 한다. 

해운이나 하역분야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트럼프 정부 때 국경 폐쇄 등 강력한 이민 정책으로 인해 본국으로 돌아간 것도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주요 항구 뿐만 아니라 미국 대륙에서도 인력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로 트럭운전사들은 매우 자주 이직을 하는데, 2020년 4분기 이직률은 무려 90% 이상을 기록했다. 트럭 부족으로 인해 화물을 수송할 수 없어 컨테이너가 부두에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트럭운전사 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약 72%의 물류가 트럭에 의해 운반되고 있기에 약 8만 명의 트럭운전사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한다. 미국의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우버와 리프트 또한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우버와 리프트의 지난해 요금은 2020년에 대비해 40%가 상승했다고 한다. 

우버와 리프트의 운전자는 자동차와 운전 면허증 외에 별다른 요건이 필요하지 않아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직종이기도 하다. 실제로 필자가 캘리포니아에서 자주이용했던 우버의 드라이버들은 대부분 인도나 방글라데시 혹은 필리핀에서 이주해온 외국인 노동자들이었다. 

 


이런 미국의 인력난 뒷배경으로는 최저임금보다 높은 바이든 정부의 지나친 실업 급여 대책이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월가에서도 알아주는 통화 금융 전문가이자 금융 베테랑인 제임스 리카즈는 최근 '데일리 레코닝'에 실린 칼럼에서 “미국의 실업자들에게는 평균 주당 334달러의 정기 실업급여 외에 주당 300달러를 추가로 얹어주는 혜택이 가동되고 있다”면서 “보육세·저소득층 세액 공제·오바마케어 지원까지 더하면 실업자들이 한해 4만 달러를 챙기는 게 어렵지 않다”고 꼬집었다. 

실업자들이 받을 수 있는 연 4만달러는 맥도날드·월마트 1년 급여액(최저 시급) 3만2000달러보다 높다. 리카즈는 “당연히 사람들은 계산기를 두드려 일자리를 구하는 것보다 집에 있는 걸 선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으로 인력난에 처한 기업들은 비상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임금을 올려도 직원을 구하지 못한 음식점과 술집은 영업일이나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서비스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서비스 품질을 낮추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실제 호텔들은 예전 기본으로 제공하던 조식 뷔페를 없애거나 객실 청소 서비스의 중단 등 서비스 품질저하를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계산대의 직원을 못 구한 소매 유통업체들은 셀프 계산대의 설치가 급증하고 있다. 또 고객들이 스스로 주문하도록 태블릿 배치 등 노동력 대체를 위해 IT 기술에 투자하는 기업도 늘고 있기도 하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일터로 돌아오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정부의 코로나 지원금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의 경우 엄청난 규모의 코로나 지원을 하고 있다. 이 지원금은 직접적으로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렌트비 지원, 모기지 지원 등으로 엄청난 규모의 예산이 쓰이고 있고 근무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노동자들은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미국의 서비스 비용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물가상승과 직결되어 있다. 현재 미국의 예산안은 임시예산안으로 집행되고 있는 실정이고, 이런 물가상승과 경제 상황은 의회가 2월 18일로 미뤄 놓은 예산안 통과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모자란 노동인구는 예산안 통과 뿐만 아니라 이민정책 완화로 인한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미국 내 한인 인구는 190만800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2020 회계연도에 발급된 EB-5 비자의 한국 투자자 비중은 4.2%로 2019 회계연도에 비해 3.1%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었다. 바로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자 처리 지연이 이러한 경기 침체를 설명할 수 있는 징표이다. 미국투자이민에 적극적인 한국이 언제 투자를 본격화할지 투자이민 전문변호사들은 올들어 그 어느 때보다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미국법률센터(The American Legal Center)의 분석에 따르면 3월이나 그 이전에 연방예산과 더불어 미국 투자이민(EB-5) 지역센터 프로그램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미국의 비영리 산업 무역 협회인 IIIUSA(Invest In the USA)에 따르면, EB-5 지역 센터 프로그램의 재허가를 위해 의회에서 현재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달 중 EB-5 프로그램의 재개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 투자이민 법안의 주도 의원인 아이오와주의 척 그래슬리(Chuck Grassley)와 패트릭 레이히(Patrick Leahy) 상원의원은 중단되었던 EB-5의 재인가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래슬리 상원의원실의 보좌관들은 "우리는 투자이민 시장에 가장 최신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 변호사, 로비스트들과 부지런히 소통해 왔다. 지난 21년간의 의회기록을 바탕으로 보자면 2022년 1분기 내에 재개가 확실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의 전문 기자들은 “의회가 늦는다 해도 상반기 중에 그동안 중단된 미국 투자이민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어떤 식이든 합의해서 처리할 것”이라는 보도를 계속 쏟아내고 있기도 하다.


이런 움직임을 체크해보면 그 동안 멈춰 있던 '미국 투자이민 리저널센터 프로그램' 또한 2월 18일 전후로 예산안과 함께 정거장을 떠나서 '의회 통과'라는 다음 역으로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필자를 포함하여 미국 정가와 이민 전문가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기다리고 기다리던 미국 투자이민 프로그램이 재개되어 2월 18일에 종착역에 도착하기를 기대해본다.

 

국민이주 김민경 미국변호사